챗GPT로 이미지를 만들거나, AI로 상담 챗봇을 운영하고 있다면 최근 며칠 사이의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26년 7월 21일, 개정된 AI기본법과 그 시행령이 함께 시행됐다. 다만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 중에는 시행 시점과 적용 범위를 혼동한 경우가 많다. 이 글에서는 정확히 무엇이 언제부터, 누구에게 적용되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한다.
먼저 정리할 것: 이미 시행 중인 법이다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오해가 있다. AI기본법(정식 명칭: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은 2026년 7월 21일에 ‘처음’ 시행된 게 아니다. 이 법은 이미 2026년 1월 22일부터 시행 중이었다. 7월 21일은 그 법의 개정 시행령이 함께 시행된 시점이다. 즉 이번 개정은 완전히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기존 법의 위임 사항을 더 구체화하고 일부 제도를 신설·보완하는 성격에 가깝다.
무엇이 새로 추가됐나
이번 개정 시행령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1. ‘AI 제품·서비스 확인 제도’ 신설
국가기관과 공공기관이 물품을 구매할 때 AI가 적용된 제품·서비스를 우선적으로 검토하도록 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이때 ‘우선 검토 대상’이 되려면 한국인공지능진흥협회로부터 AI 기술 활용 여부를 확인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AI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공기관에 납품하려는 사업자라면 이 확인 절차를 챙겨야 한다는 뜻이다.
2. 고영향 AI 영향평가 세부 기준 구체화
법 조문에서 다소 추상적으로 규정돼 있던 ‘고영향 인공지능 영향평가’에 포함해야 할 항목들이 시행령을 통해 더 명확해졌다. AI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취약계층의 특성을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구체화됐다.
실제로 적용받는 사람은 누구인가
AI기본법 체계에서 의무를 지는 주체는 일반 이용자가 아니라 ‘인공지능사업자’다. 법은 이를 다시 몇 가지로 구분한다.
| 구분 | 정의 | 예시 |
|---|---|---|
| 생성형 인공지능사업자 | 글·소리·영상 등을 생성하는 AI를 사업적으로 제공하는 자 | 이미지 생성 서비스, AI 챗봇 서비스 운영사 |
| 고영향 인공지능사업자 | 생명·안전·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AI 서비스 제공자 | AI 기반 대출 심사, 신용평가 시스템 |
| 인공지능 이용사업자 | 위 AI를 활용해 사업을 운영하는 자 | AI를 도입해 고객 응대를 자동화한 일반 기업 |
주목할 점은 하나의 사업자가 여러 지위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직접 생성형 AI를 개발해 대출 심사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 사업자는 개발사업자이자 이용사업자, 동시에 생성형 AI사업자이자 고영향 AI사업자에 해당할 수 있다. 반대로 단순히 AI 서비스를 이용하기만 하는 일반 이용자는 이 법의 규율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된다.
핵심 의무 두 가지: 투명성과 안전성
법이 사업자에게 요구하는 의무는 크게 투명성 확보와 안전성 확보로 나뉜다.
- 투명성 확보: 생성형 AI를 활용한 제품·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이용자가 AI 기반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명확히 알아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 화면에 직접 표시하거나 이용약관에 명시하는 방식이다. 특히 딥페이크처럼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결과물에는 식별 가능한 워터마크 등으로 AI 생성물임을 표시해야 한다.
- 안전성 확보: 학습에 사용된 누적 연산량이 일정 기준(10의 26제곱 부동소수점 연산, FLOP)을 넘는 대규모 AI 시스템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별도의 안전성 확보 의무를 진다. 이는 초거대 AI 모델을 겨냥한 규제로, 대형 언어모델 상당수가 이 기준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위반 시 제재는 사안에 따라 다르지만, 투명성 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3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놓치기 쉬운 부분: 규제 적용 유예
여기서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있다. 소관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업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현장의 준비 시간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AI기본법과 시행령에 따른 규제 적용을 최소 1년 이상 유예하기로 했다. 즉 법과 시행령이 ‘시행’되는 시점과, 실제로 과태료 등 제재가 본격적으로 집행되는 시점 사이에는 상당한 계도 기간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는 이번 7월 21일 개정 시행령에도 유사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 유예 조치가 개정 시행령에도 동일하게 이어지는지는 아직 별도로 확인되지 않았다. 정확한 유예 범위와 기간은 사안별로 다를 수 있어, 사업을 운영 중이라면 소관 부처의 후속 고시나 공지를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국제적 맥락: EU도 비슷한 시기에 움직인다
흥미롭게도 비슷한 시기 유럽에서도 AI 규제의 중요한 국면 전환이 예정돼 있다. EU AI Act는 2026년 8월 2일부터(이 글 발행 시점 기준 아직 도래하지 않은 날짜) 투명성 의무가 발효되고 범용 인공지능(General-Purpose AI)에 대한 집행·제재 권한이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다만 당초 같은 시점으로 예정됐던 고위험 AI 규율은 이른바 ‘Digital Omnibus’ 개정을 통해 대폭 연기됐다. 여기서도 실무상 유의할 점은 명확하다 — 연기된 것은 ‘시한’이지 ‘요건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해외 AI 서비스를 활용하거나 해외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사업자라면, 국내 AI기본법과 EU AI Act 양쪽의 일정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정리하면
- AI기본법 자체는 2026년 1월 22일부터 이미 시행 중
- 7월 21일 개정 시행령이 시행되며 세부 제도(AI 제품·서비스 확인 제도 등)가 신설됐다
- 규제 대상은 일반 이용자가 아니라 AI를 개발·제공하는 사업자
- 기존 법령에는 최소 1년 이상의 유예 기간이 적용됐으나, 이번 개정 시행령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지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참고 자료: 법률신문(2026년 7월 20일경), 대한민국 정책브리핑(2025년 11월 12일), 법무법인 세종 뉴스레터(2026년 2월 11일), 피카부랩스 블로그(2026년 2월 13일) 등 종합. 법령 해석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업 적용 여부는 전문가 상담을 통해 확인하는 것을 권장한다.